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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좋은 질문 전하러 왔습니다 : B2B 제품 시장성 검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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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 다시 보고 오기
개발자인 줄 알았던 내가 여기선 B2B 제품 기획을!?
돈을 지불할만한 Value를 찾아라!
과연 고객들은 우리 제품을 구매할까? 구매한다면 얼마에 구매할까?에 대한 질문! 우리는 도입의사와 구매의사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전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우리가 만들려는 제품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제품을 우리가 만들었는데 당신이라면 필요할 것 같나요’라고 물어본들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요? 과연 어떻게 고객에게 질문을 던져야 고객 스스로도 미처 알지 못하는 제품에 대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가정을 가졌습니다. 고객들이 느끼는 pain point를 가설적으로 세워보고 이 pain point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우리 제품이 해결해줄 수 있다면 충분히 우리 제품에 대한 도입 의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사업적인 검토가 철저히 이뤄지는 B2B 시장이기에 이러한 가설이 더 신빙성 높다 판단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우리는 고객의 pain point와 이를 해결해주는 우리 제품의 value proposition을 가설적으로 수립했습니다. 이제 이 내용이 실제로 고객들에게 공감 받을 수 있을지를 검증할 단계입니다.
이번 글은 고객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수요와 지불 의사를 알아내기 위한 검증 과정을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아직 시장에서 보편적이지 않은 제품을 만들고 싶을 때, 우리는 어떻게 고객들의 구매 의사와 지불 의사(willingness to pay)를 알아낼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1. 우리 제품… 사지 않을래? : 도입 의사 설문 방법 설계

1.1 누구에게 질문할 것인가? : 설문 응답자 설정
도입 의사를 파악하는 방법은 설문조사로 기획했습니다.
제일 먼저, 이 질문에 대해 응답해줄 수 있는 응답자를 정의해야 하는데, 설문의 내용들은 응답자(고객)들이 로봇 PdM 솔루션의 필요성을 느끼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질문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공장 내 운영하는 로봇의 대수’, ‘각 로봇 당 관리 인력’ 등과 같이 현장에서 로봇 PdM 솔루션을 사용하면 정말 효용이 있을지 짐작해볼 수 있는 정량화된 지표들에 대해 답해줄 수 있는 응답자는 ‘공장 내 로봇 설비 운영/유지보수 담당자’가 되겠네요.
1.2 답변해주신 분 소개부탁드립니다! : 프로파일링
다음은 질문리스트의 구성입니다.
설문의 가장 앞 단에서는 먼저 응답자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프로파일링’ 항목을 준비합니다. 설문의 응답자는 정해졌지만, 그 설문 집단 안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특성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 자동차 공장에서 수백 대를 운용하는 응답자와 중소기업의 물류센터에서 2~3대의 로봇을 운영하는 응답자의 답변은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추후 분석 과정에서 이러한 속성을 반영해 결과를 분석할 수 있도록, 응답자를 정의할 정보들을 구성해야 합니다.
응답자 프로파일링 질문 예시
이렇게 프로파일링 질문을 구성하고 나면, 이후 결과 분석 과정에서 보다 세부적인 타겟 고객군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시장에서는 이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고객이 30% 이상이 있다' 식의 결과를 넘어서, ‘공장 내 운영하는 로봇의 대수가 80대 이상이거나, 로봇 자동화율이 80%이상인 경우(주로 자동차 산업)에 제품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와 같은 결과 도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후 영업, 마케팅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산정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가정이 잘못되었다! 라고 끝나면 안됩니다! 추가로 질문 리스트에 있는 마지막 질문, ‘출근 후부터 퇴근하기까지 대략적인 업무 활동이 어떻게 되시나요?’와 같은 질문은 위 다른 질문들과 달리 다소 정성적으로 느껴질텐데요. 조사를 넘어서 사업을 시작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좀 더 주체적이기 위해 넣어진 질문입니다!
만약 이 설문을 통해 우리의 가정이 잘못되었고, 시장성이 없다고 결론이 난다면 그 이후의 스텝을 염두해두어야 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정이 잘못되었다면 어떤 면에서 잘못되었는지, 가정을 약간 수정한다면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들에는 가정을 검증하기 위한 정량적인 질문 외에도 고객을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하기 위한 정성적인 짐룬들도 포함해야 합니다. 저희는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로봇 설비의 유지보수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주로 느끼는 pain point가 우리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들 외에 무엇이 있을지를 알기 위해 이들의 하루 일과를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1.3 pain point가 정말 크리티컬 할까? : 니즈(needs)의 크기 확인
앞서 우리가 가설적으로 정의한 pain point가 정말 고객에게 중요한 문제인지, 우리의 VP가 효용이 있는지 계산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항목에 대한 답변이 필요합니다.
1)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현재의 상황과 방식 소개
2) 현재의 방식에서 필요한 시간적, 금전적, 인적 비용 정량화
3) 현재의 방식으로 인한 비용에 대한 문제 의식 확인
4) 문제 의식에 대한 자세한 배경 확인
위 질문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답변은 3)번의 문제 의식 확인입니다. 응답자가 문제 의식에 강하게 공감하면 할수록 제품에 대한 도입 의사가 강한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2),4)번 질문은 사실상 3)번 답을 좀 더 신뢰성 있게 하기 위한 보조격입니다.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해당 이슈에 대해 더 고민하게 만들어서 더 신뢰도 있는 답변을 하게 만들거나, 혹은 사후에 답변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답변이 얼마나 신뢰도 있게 응답되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질문리스트 구성 예시
1.4 책상에서 일어나 직접 실행해보기!
자 그럼 여기까지 해서 설문 질문 리스트를 작성 완료했습니다. 이제 설문을 돌려야 합니다. 설문을 실제로 돌리려면 고려해야 하는 것은 어떤 채널을 통해 설문을 돌릴 것인가 입니다. 저희가 응답을 받고 싶어하는 ‘공장 내 로봇 설비 운영/유지보수 담당자’라는 프로필을 지닌 집단은 어떻게 컨택해볼 수 있을까요?
적절한 응답군을 찾기 어려운 B2B 사업! 유관 산업의 다양한 player를 노크해보기
이 부분에 대해선 정해진 정답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특정 산업/직업군에 대한 설문은 관련 언론사, 협회에서 고객 DB를 보유하고 틈틈히 설문조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해당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의 건 수와 과거에 실행된 설문의 응답률을 종합해 적절한 비용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혹은 전문적인 설문조사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도 적합한 파트너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마땅한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다면 검색을 통해 설문 응답자가 될 수 있을법한 기업을 하나하나 직접 연락해(cold-call) 응답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다행이도 오랜 검색을 통해 콜드콜까지 가기 전에 적합한 파트너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해당 산업에서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한 채 사업을 진행 중이던 스타트업을 찾아 배경을 설명한 후, 해당 업체의 도움을 받아 조사를 수행했습니다.
방구석 연구원의 노빠꾸 요청메일(?)
스타트업은 조사기관이 아니니까! 현실을 감안해 유연하게 대처하기
본격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 전까지는 응답 받을 수 있는 응답자의 수와 관계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합니다. 저희가 원했던 응답자 집단은 생각보다 점조직적이어서 의도했던 것 만큼 컨택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응답자 분을 찾더라도 단순히 설문조사를 뿌리는 수준이 아닌 1대1로 소개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라 더 높은 단가가 필요했습니다.
앞서 질문을 설계하면서 언급했듯이, 저희가 설계한 설문에는 정량적인 답변을 구하기 위한 Yes/No 식으로 질문 외에도, 다각도로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다소 정성적인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종합되어 현실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는 어렵고 이 조사는 인터뷰로 진행하는 것이 맞겠다는 결론을 내려 피봇팅(pivoting)을 가졌습니다. 단, 질문은 거의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더 심화된 질문을 던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초 목표했던 수백 건의 응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몇 번의 반복되는 인터뷰에서 꾸준히 일관된 패턴의 응답을 확보했고, 내부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라 조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2.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 지불 의사 인터뷰 방법 설계

지불 의사는 이러한 제품을 도입해서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충분히 고려해봤을 법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갖도록 설계했습니다. 설계 과정도 앞선 도입 의사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인터뷰에 응답해줄 수 있을 그룹을 정의합니다.
2.1 누구에게 질문할 것인가? : 설문 응답자 설정
일반 대중들에게 시장에 없는 제품을 상상하게 하고, 어느 정도의 가격이 적절할지 물어서 신빙성 있는 대답을 얻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다만 수많은 대중들 중 소수의 특별한 소비자들은 누구보다도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해 세상에 나오지 않을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 만큼이나 관심 있게 고민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고 부릅니다.
B2B 제품에게 있어서 얼리어답터들은 분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주로 그 분야에서 더 나은 기술에 대한 투자 여력이 있고, 규모가 커서 작은 효율 향상이 막대한 비용 절감/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업체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봇 PdM 제품’에게 있어서 얼리어답터는 로봇을 수십대 씩 운용하는 제조 기업의 생산기술연구부서로 타겟해볼 수 있습니다.
2.2 구매 의향 및 가격 수용도 질문 구성
지불 의사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1) 첫째는 앞선 도입 의사와 유사한 성격인 ‘제품에 대한 구매 의향’
2) 제품이 얼마의 가격이면 기꺼이 구매할 수 있을지에 관한 ‘가격 수용도’
구매 의향도 : 이거 살 거야? 말 거야?
먼저 구매 의향도는 앞선 도입 의사와 비슷한 목적을 지닙니다. 응답자가 정말로 이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항목입니다. 단, 앞선 도입 의사 조사 당시에는 얼리어답터가 아닌 대중의 의향을 확인하기 위해 다소 간접적인 질문들 위주로 구성했다면, 해당 조사에서는 직접적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구매의향도를 직접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저희는 3가지 물음으로 구매 의향을 확인했습니다.
필요도
컨셉/가격 제시 전 구매 의향
컨셉/가격 제시 후 구매 의향
인터뷰를 하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했을 때의 대답에서 일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도와 구매 의향을 구분해서 질문을 구성했습니다. 혹시나 필요가 있는데 구매 의향은 없다거나, 반대로 필요는 없지만 구매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나오면 그 이유를 물어 기획 과정에서 놓치고 있는 점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구매 의향은 컨셉 및 가격의 제시 전과 후로 구분지어 물으면 고객이 상상하는 제품과 우리가 기획한 제품 간의 간극이 있는지, 이 차이가 구매 의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tvN <SNL 코리아>
가격 수용도 :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니?!
마지막으로 구매 의향이 있다면 희망하는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어 가격 수용도를 정리하게 했습니다. 적정 가격과 함께 가격의 상한/하한선도 같이 묻는다면 고객들의 가격 수용도를 더 입체적으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가격에 대한 물음은 왜 그 정도 가격이 적절하다고 느끼는지 여부도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좋습니다. 모든 질문이 그렇지만, 왜 그런 대답이 도출된 것인지 이유를 함께 들으면 해당 데이터가 정말 신뢰할 수 있는 대답인지를 알 수 있고, 또 기획에서도 참고하기 좋은 정보가 됩니다.
2.3 실행!
구매 의사에 대한 조사에서는 영업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원프레딕트 내에는 오랜기간 제조업 분야에서 B2B 영업을 수행해온 전문 기술영업팀이 존재합니다. 덕분에 코로나 시국임에도 기업들과 컨택해 구매의향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또한 PoC를 통해 실제 제품으로 해당 내용을 조사하는 것도 방법이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렇게 해서 제품의 초기 기획 단계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사업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 과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당시 여러 제품 기획 관련 책과 영상들을 찾아보곤 했는데, 왠지 우리 회사의 상황과는 들어맞지가 않는데? 싶은 순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아마도 B2B나 도메인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가 아니었나 싶네요. B2B 제품 기획 중 사업성 검토가 필요한 다른 곳에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아직 글에도 다 녹이지 못한 많은 고민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에 대한 결정은 언제나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데이터를 모아야, 몇명의 고객을 만나야 우리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아마 정답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시장은 항상 변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요동치는 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기준은 돈을 지불하는 것은 고객이고,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밀림 한 가운데에서 나침반에 의존해 길을 찾아가듯, 고객의 목소리가 시장의 가장 확실한 지침이라는 사실이, 이번 글에서 제공되는 마지막 lesson learned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지나 세상에 출시된 가디원 모터가 더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B2B 제품 시장성 검증 이야기> 시리즈
고객님~ 좋은 질문 전하러 왔습니다

참조

[1] 박지수, 팔리는 프로덕트』, 탈잉(2021)

이 글을 쓴 사람

주 요 한 | Predictive Maintenance (PdM) 팀
무언가를 만들고 사람들과 함께하는걸 좋아합니다.
원프레딕트에서 산업용 로봇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주말엔 등산도 하고 마라톤도 나가고 회사에서 몰래 빔프로젝터로 영화도 보고.. 아 나는 왜 글까지 잘써서 기술블로그를 담당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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