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2010년대에 들어 ESG가치를 기업 경영에 주요 철학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급격히 늘어났다. 또한 투자시장 내 ESG가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업들의 ESG 투자 규모도 비약적으로 급증하여 2020년 ESG 투자 규모는 약 35.3조 달러로, 2018년 대비 약 15%의 성장을 기록하였다. 특히 미국, EU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지 1. 기업들의 ESG 투자 규모 [1]
특히 Apple의 경우, 모든 생산품의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아래, 자체보유 제조공정 뿐 아니라 전세계의 175개의 제조파트너와도 협력하여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원 전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 ESG와 관련한 산업의 흐름과 관련하여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답을 해보고자 한다. ‘왜 기업들은 ESG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경영에 도입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4차산업 기술 중 Predictive Maintenance (PdM)는 ESG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ESG의 배경 및 개념 설명
2003년 유엔산하기관 (UNEPFI)에서 처음 ESG라는 용어가 등장했으며, 사회의 지속성을 위해 기업이 마땅히 따라야할 가치를 환경(E), 사회(S), 경영(G)의 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세부 항목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이미지 2. ESG 영역별 항목 [3]
ESG 경영의 관점
ESG의 초기 개념은 윤리경영에 가까웠다. 그렇게 때문에, ESG는 환경·사회·경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이 추가적으로 비용을 투자해야하는 분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위와 같은 개념은 더 이상 시장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2010년 이후부터 기업들은 크게 2가지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ESG 가치를 경영전략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관점 1 ESG중 특히 E(환경)의 가치가 기술의 발전과 결합되어 기업이 새로운 산업 영역을 창출한다.
관점 2 환경, 사회, 경영의 지속성을 위해 기업이 갖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
관점 1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기업과 산업의 사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대체육 시장의 Beyond Meat라는 기업이 있다. 대체육 시장에 대한 수요는 축산업이 막대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축산업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 그리고 물사용량의 약 30%을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 [4] 이러한 상황에서 2012년 Beyond Meat가 육류의 맛과 흡사하지만 육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식물성 육류 (Plant-based meat)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대체육 시장이 본격적으로 창출되고 성장하였다. 대체육시장은 2011년 이후 연평균 약 50%이상 성장하여 현재는 조 단위의 시장으로 확대되었다. [5] 또한 Beyond Meat은 설립 10년만에 시가 총액 4조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ESG의 E의 가치가 식품과학 기술의 발전과 결합하여 대체육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과 거대기업이 창출된 것이다.
관점 2에서의 ESG 가치 실현 및 경영 도입은 대기업과 환경분야 스타트업에서 모두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Oil and Gas산업 세계 4위 분야인 Shell과, 캐나다 스타트업인 Carbon Cure Technology가 좋은 사례이다. Shell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산업전환을 경영의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채택했다. Shell은 EU지역에서 더 이상 ‘석유·가스’를 생산하는 회사가 아닌 ‘전기회사’로의 산업 대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대전환 경영전략 채택은 ESG에서의 환경지속성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 Shell은 2050년까지 총 전기 생산량을 100% 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생산량 75%의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Shell은 이러한 ‘전기회사’로의 전환이 약 3억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6]
캐나다의 CarbonCure Technology라는 회사는 콘크리트 생산시, 콘크리트의 성능저하없이 재생 CO₂를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CarbonCure는 이 기술을 활용해 대기 중의 탄소를 영구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2030년까지 5억톤의 탄소를 감축시킬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7] 환경지속가능성에 기여한 이 기업은 벤처 캐피탈 2150, 아마존 펀드 등으로부터 약 11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ESG와 Predictive Maintenance(PdM) 산업의 연관성
위의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ESG가치의 경영도입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대부분의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제조산업군의 경우, 올바른 Maintenance가 생산과 재정 측면에서의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 Digitalization과 함께 기존 설비에 IoT 장비를 부착하여 얻는 데이터를 분석해 Maintenance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증진시키려는 새로운 기술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기적인 점검이나, 현재 발생한 문제점을 고치는 관점에서의 maintenance가 아니라 설비의 고장을 데이터분석을 통해 미리 예측하는 Predictive Maintenance (PdM)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며 ESG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PdM은 산업설비에서 가져올 수 있는 진동, 소리, 전류 등을 데이터를 분석하여 설비 운용관점에서의 이상(anomaly)과 설비의 결함 가능성을 어느 시점에 예측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IoT산업의 발전과 데이터 분석의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PdM기술은 industry 4.0의 핵심 산업군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PdM기술은 기존 Maintenance대비 효율성 및 효과성 증대에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PdM 기술은 어떤 설비, 산업군에 활용되는지에 따라 ESG관점에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 Governance (경영)의 경우, 경영진 및 이사진의 다양성, 주주에 대한 권리보장 등 실질적 회사 관리 및 경영 관점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특정기술과의 연관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PdM기술과 Environmental (환경)과 Social (사회) 관련성의 관점에서만 서술하고자 한다.
환경 관점에서 바라본 PdM
1. 효율적인 에너지관리
PdM기술은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과 정확한 고장지점 및 시점 예측 등을 통해서 산업설비가 최적의 에너지 사용으로 작동하도록 공헌한다. PdM기술의 핵심은 설비로부터 진동, 소리 등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여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며 분석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산업설비의 높은 운용효율 (operational efficiency)을 유지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는 것이다.
이미지 3. PdM이 환경적 지속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구조
실시간으로 설비의 데이터를 모니터링/분석하며 설비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는anomaly 발견시, 즉각적으로 사용자에게 통보하여 사용자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함으로써 높은 운용효율을 유지시킨다. 이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예방함으로써 효율적인 에너지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2. 효과적인 Maintenance로 인한 환경오염 예방
PdM기술에 의해 개선된 이상 및 결함 예측진단확률로 환경오염을 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PdM기술은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는데, 환경영향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오염저감장치에도 적용되고 있다. 오염저감장치의 결함은 직접적인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Maintenance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Oil & gas 업체인 BP Amoco는 오염저감장치 maintenance 운용문제 등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해 미연방정부에 $500,000의 벌금을 지불한 사례도 있는 만큼 더 효과적인 Maintenance는 매우 중요한 상황 볼 수 있다.[8] PdM기술의 적용으로 오염저감장치의 예고치 않은 down-time을 보다 높은 확률로 예방하여 오염물질이 filtering되지 않고 방출되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사회 관점에서 바라본 PdM
1. 안전한 상품/서비스 공급
기업은 사회에 안전한 상품 및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사회구성원 (소비자)가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데 기여할 사회적 책임을 지닌다.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사용하는 상품이나 물품일수록 더욱 큰 사회적 책임이 부과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력의 경우, 개인 뿐 아니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영역으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매우 강한 분야이다.
변압기는 전력 공급에 있어 전기사용 용도에 맞게 전압을 변환시켜준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변압기가 멈추거나 (down-time), 폭발 등의 사고가 일어날 경우, 정전이 발생해 이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Maintenance의 중요도가 매우 높다. 변압기를 관리하는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그중 기름을 채취하여 가스 분포 및 농도를 분석하는 유중 가스 분석법 (DGA)은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 분석법에 PdM기술이 적용되어 기존의 rule-based로 분석하던 영역을 Industrial AI가 대체하게 되었다. 이는 변압기의 사고 및 고장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down-time을 획기적으로 줄여 안정적인 전력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2. 안전한 근로 환경 제공
기업은 근로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할 사회적 책임을 가진다. 안전한 근로 환경은 산업 장비를 다루는 관리자 및 엔지니어에겐 매우 중요한 회사의 사회적 책임의 영역이다. 장비나 설비의 오작동 및 사고로 인해 근로자가 육체적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변압기의 경우, 폭발 및 사고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설비이지만, 30년 이상 노후화된 변압기의 경우 화재 가능성이 2.4%에서 4.0%까지 상승한다.[9] 그렇기 때문에, PdM기술을 이용한 미래 시점에서의 오작동 및 이상 예측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 예방을 통한 안전한 근로 환경 확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Conclusion
ESG는 미래의 기술에 철학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앞으로의 기술 개발 방향이 ESG 가치와 역행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형성된 시장은 ESG관점에서 어떤 지속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향후 시장 성장 및 확대와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제조분야에서 PdM기술의 활용과 시장이 확대되고 해당 분야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 역시 단순히 기존 기술보다 뛰어나기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 기존 Maintenance보다 뛰어나더라도, ESG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면 PdM이라는 새로운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PdM시장은 성장가능성이 매우 큰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산업군에 PdM이 도입되어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분석되면 PdM의 예측 정확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고, 이는 현재의 모니터링과 고장예측 기능을 넘어 향후 설비최적화와 고장을 방지하는 방법에 대한 insight 제공으로 이어져 PdM 기술의 ESG가치가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조
이 글을 쓴 사람
안 태 준 | 성장전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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